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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점자기본법 제정, 마라케시조약 비준해야”
작성일: 14-11-07 11:52 | 작성자: 최고관리자 | 조회수: 6,381
김호식 회장, "점자 사용 촉진 위해 필요" 제언


우리나라의 점자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국회에 제출된 점자기본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마라케시조약의 비준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의회 김호식 회장은 4일 이룸센터에서 열린 ‘점자의 날 기념식의 역사와 발전방향 토론회’ 주제 발제를 통해 “미국 점자의 위기라는 연구 결과와 우리나라의 상황이 다르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연구결과는 지난 2009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비슷한 성격의 미국 NFB(National Federation of the Blind)이 발표했다.

회장에 따르면 미국은 1950년까지 시각장애아동의 50%가 점자를 학습했지만 2009년에는 10%만이 점자를 학습했다. 학교에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보니 교사들이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점자교육보다 오디오북과 스크린리더 프로그램 사용을 권했기 때문이었다.

점자 사용 유무에 따라 시각장애인의 취업률은 점자를 읽는 시각장애인 성인의 실업률이 44%였고, 반대의 경우 77%로 높았다.

이렇기 때문에 미국 NFB는 점자사용 촉진을 위해 ‘점자를 읽는 사람이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구호 아래 점자로 펜팔하기 운동 등의 프로그램을 전개 하고 있다. 여기에 ‘점자 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가장 주된 것은 점자 인증제도다. 학생이든 성인이든 일정 수준 이상의 점자를 읽으면 점자인증을 해주는 것이다. 인증을 받은 학생들이 연말에 모여 대회를 개최해 시상을 하는데, 점자낭독대회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중도실명자가 발생해서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이 아이는 점자를 안 가르쳐도 된다는 의학적 소견이라든지, 교육전문가의 소견이라든지 확실하게 얘는 점자를 안 가르쳐도 된다는 소견이 나오기 전까지 점자를 확실히 의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회장은 “미국은 지난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자료를 제작해야할 때 공공의 목적이 있기 때문에 개인의 저작권을 제한 할 수 있다고 국제적으로 선언했다”면서 “(우리나라는) 저작권 때문에 제약을 많이 받고 있는데, 시각장애인 저작물 접근권 개선을 위한 마라케시 조약 국회 비준과 함께 관련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라케시 조약에 따르면 권한을 부여받은 기관은 권리자의 허가 없이 어문 저작물을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자료 형태로 복제해 국내 시각장애인들에게 배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합법적으로 제작된 대체자료를 타국 기관이나 시각장애인에게도 배포할 수 있다.

조약은 비장애인에 비해 기술과 문화의 혜택을 향유하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마련된 국제적인 규범인 동시에 저작권 보호에 중점을 둔 기존의 국제조약 틀에서 벗어나 저작권 제한과 예외를 원칙으로 채택한 최초의 조약이다.

마라케시 조약의 효력은 20개 조약 당사국들이 조약문에 서명한 후 국내 비준 절차를 거쳐 비준서 또는 가입서를 세계지식재산기구 사무총장에게 기탁한 때로부터 3개월 후에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6월 서명했으며, 아직 국회 비준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회장은 또한 “‘점자기본법’이 국회에 발의됐는데, 진행(제정을 위해 국회에서 논의)이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제정을 위하 빠른 논의를 주문했다.

점자를 공식문자로 인정하고,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사용해 의사를 표현하는 내용이 담긴 ‘점자기본법’은 지난해 12월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입법·사법·행정·교육·사회문화적으로 점자 사용의 차별을 금지함과 동시에 일반활자와 동일한 효력을 지님을 밝히고, 점자의 보급을 위해 점자출판시설을 지원하도록 했다. 또한 점자의 홍보와 보존을 위해 매년 11월 4일을 점자기념일로 지정하며, 점자의 체계적 보급 및 시각장애인의 문자 향유권 증대를 위해 국립장애인도서관을 설립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한글 점자 규정과 관련해 구체적 용례와 예외 사례를 풍부하게 담을 필요가 있다”면서 “컴퓨터하고 음악은 우리나라만의 체계를 가지고 갈 필요가 없고, 이미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컴퓨터 점자 기호라든지 음악점자 기호에 어떻게 한글을 접목시킬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